호르무즈 파병, 지금 국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냐면요
요즘 뉴스 보다가 깜짝 놀랐는데요.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파견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절대 반대"를 외치고 나선 거거든요. 솔직히 이 정도로 당정 간 간극이 클 줄은 몰랐습니다.
9월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가 정면으로 터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외교부를 상대로 현안 질의를 하면서 강경한 반대 입장을 쏟아냈는데요. 근데 이게 단순한 정치 공방이 아니라, 꽤 구체적인 논리를 담고 있어서 한번 짚어볼 만합니다.

호르무즈 파병 반대, 여당 의원들이 내세운 논거는?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라크 파병 때는 9·11 테러, 즉 미국이 침략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미동맹과 인도적 차원에서 정당성이 있었다는 거고요. 이번 전쟁은 오히려 미국이 침략한 전쟁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겁니다. 미국 여론조사에서도 66%가 이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수치를 언급했는데요. 이 부분은 저도 처음 들었을 때 '아,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같은 당 이기헌 의원은 좀 더 현실적인 문제를 꺼냈는데요. 호르무즈 해협 바로 앞 카타르에 약 2천 명의 재외국민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 국민 안전을 생각하면 직접 파병에 동의할 수 없다는 논리인데요. 여기에 더해서 전후 복구 사업, 즉 석유·송유·조선 시설 복구에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으니 직접 파병보다는 전후 복구 참여로 기여하자는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 이라크와 달리 미국이 침략한 전쟁, 원칙적 대응 필요 |
| 이기헌 | 더불어민주당 | 재외국민 안전·국익 우선, 전후 복구 참여로 대체 |
| 차지호 | 더불어민주당 | 이란의 시각에서 본 비전투 인력도 군사적 개입 우려 |
| 김준형 | 조국혁신당 | 정부가 이미 결정해 놓고 여론 떠보는 것 아니냐 주장 |
| 박성준 | 더불어민주당(수석대변인) | 국가안보·국익·국민생명 종합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 |
위 표를 보면 민주당 내에서도 강경 반대파와 원론적 입장을 취하는 쪽이 공존하고 있다는 게 보입니다. 단일한 목소리가 아니라는 거죠.
국민의힘은 오히려 "당정 조율도 못 한 거냐"며 질타
흥미로운 건 국민의힘의 반응입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파병에 반대한다기보다 당정 간 조율이 안 된 것 자체를 비판했는데요. 김대식 의원은 "집권당과 정부 의견이 이렇게 판이하게 다르면 국민들이 어떻게 믿겠냐"며 국민 불안을 언급했습니다. 고동진 의원도 "내부 조율도 안 된 사안인가 싶다"고 꼬집었는데요.
사실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집권당 소속 의원들이 자기 정부 외교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건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 뭔가 내부에서도 정리가 안 된 상황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외교부 입장 — "파병보다 '기여'라는 표현 씁니다"
외교부 박윤주 1차관은 이날 외통위에 출석해서 흥미로운 표현을 썼는데요. 국내에서는 '파병'이라고 많이 부르는데, 정부가 국제사회와 협의할 때는 '기여'라는 단어를 쓴다는 겁니다. 항행 안전, 에너지 수급선 안전, 교민 안전 등의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거고요.
박 차관은 또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등 여러 관련 국가와도 협의 중"이라며 다자 이슈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투자 문제나 상업적 협력이 핵잠수함 등 안보 사안과 연계되어 있어 협상을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파병 문제가 단독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핵추진 잠수함 획득, 원자력 연료 농축·재처리 권한 같은 빅 딜과 묶여 있다는 얘기인 거죠.
조현 장관은 미국으로, 청와대는 NSC 미뤘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워싱턴 DC로 출국했는데요.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제적 협력에는 참여하되 우리 국민의 안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근데 여기서 또 흥미로운 점이 있어요.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았습니다. 여권 내부에서도 파병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청와대는 비전투·수색 등 여러 옵션을 계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내놨습니다.

이란과의 관계도 변수 — "비전투 인력도 공격받을 수 있다"
민주당 차지호 의원이 제기한 문제도 꽤 현실적인데요. 우리가 아무리 비전투적 개입이라고 해도, 이란이 군사적 개입으로 간주하고 우리 인력을 공격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거죠. 이란 입장에서는 어떤 나라든 이쪽 편에 서면 적으로 볼 수 있거든요.
조현 장관은 출국 전 지난주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이미 이란 측에도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면서 균형을 잡으려는 모습인데요. 쉽지 않은 줄타기라는 생각이 드더라고요.
| NSC 상임위 | 파병 관련 논의 예정 | 개최 취소 (속도 조절) |
| 한미 외교장관 회담 | 9월 18일, 워싱턴 DC | 조현 장관 출국 완료 |
| 한이란 외무장관 통화 | 한국 입장 전달 | 지난주 완료 |
|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 18일, 입장 표명 예정 | 예정 |
위 표에서 보듯이 9월 17~18일이 이 문제의 분수령이 되는 시점입니다. 특히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북한 의료장비 지원 문제도 동시에 터졌다
이날 외통위에서는 호르무즈 파병 문제 외에도 통일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방침을 두고 야당의 반발이 터졌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지원 대상지인 평양시 강동군이 북한 핵·ICBM·생화학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회가 있는 곳이라며 "이적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도 "하필 평양에 지원하는 건 여론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렇게 하루에 두 가지 굵직한 외교·안보 이슈가 한꺼번에 터지니까 외통위 분위기가 꽤 험했겠다 싶더라고요. 앞으로 이 문제들이 어떻게 정리될지, 특히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18일 기자회견이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계속 눈여겨봐야 할 것 같네요.